얼마 전 한 스타트업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팀원이 갑자기 퇴사해서요. 최대한 빨리 추천 부탁드립니다."
급하다고 하셨으니 저도 빠르게 움직였습니다. 일주일 안에 후보자 3명을 추천드렸습니다. 이력서, 경력 요약, 추천 이유까지 정리해서요.
그리고 한 달이 지났습니다.
아직 아무 소식이 없습니다.
이게 처음 있는 일이 아닙니다
요즘 유독 이런 케이스가 많습니다.
퇴사로 인한 긴급 채용 요청 → 2주 넘게 서류 검토 중. 포지션 오픈한 지 한 달이 넘었는데 서류 검토 결과조차 없는 회사. 인사팀이 없는 스타트업은 특히 더합니다. 현업 담당자가 채용 검토까지 맡다 보니 바빠서 이력서 볼 시간이 없다고 합니다.
충분히 이해합니다. 스타트업은 사람이 없고, 모두가 바쁩니다. 인사팀에서 중간에 애를 먹고 있다는 것도 압니다.
그런데 이해와 별개로, 결과는 냉정합니다.
좋은 후보자는 기다려주지 않습니다
헤드헌터가 추천하는 후보자는 대부분 현직자입니다. 지금 당장 이직을 서두르는 사람이 아니에요. 괜찮은 기회가 있으면 움직여볼까 하는 사람들입니다.
그 사람들에게 한 달은 깁니다.
검토 결과가 없으면 후보자에게 뭐라고 해야 할까요. "아직 검토 중이랍니다"를 몇 번 반복하다 보면 후보자의 온도가 식습니다. 그러다 다른 회사에서 먼저 연락이 오면 그쪽으로 갑니다. 당연한 얘기입니다.
급하게 뽑아달라고 해서 빠르게 추천했는데, 정작 회사가 느려서 후보자를 놓치는 구조입니다.
진짜 문제는 따로 있습니다
채용 속도가 느린 건 바빠서만이 아닙니다. 헤드헌터로 일하면서 느끼는 건 결국 이겁니다.
임원들이 채용을 그렇게 급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
급하다는 말은 하지만, 정작 이력서 검토와 면접 일정 조율은 후순위로 밀립니다. 인재 채용의 속도가 사업 속도와 직결된다는 인식이 조직 위에서부터 없으면, 아래에서 아무리 애써도 프로세스는 느려집니다.
인사팀이 중간에서 독촉해도 결정권자가 움직이지 않으면 소용없습니다.
그런데 반대로, 빠른 경우도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가 하나 있습니다.
회사가 정말 원하는 인재라면 속도가 달라집니다. 이력서를 받은 당일 또는 다음날 연락이 옵니다. 면접 일정도 빠르게 잡힙니다. 결과도 기다리게 하지 않습니다.
수백 개의 채용 케이스를 다루면서 느낀 건 이겁니다.
회사가 바빠서 느린 게 아니라, 그 후보자가 1순위가 아니어서 느린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그래서 구직자분들께 솔직하게 드리는 조언입니다.
서류를 넣거나 면접을 본 후 2주가 지나도록 결과가 없다면, 바쁜 거라고 좋게 해석하지 마세요. 다른 후보자들을 더 보고 결정하겠다는 신호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후순위로 밀린 거라고 보는 게 맞습니다.
물론 예외는 있습니다. 하지만 그 예외를 기다리며 다른 기회를 놓치는 건 본인 커리어에 좋지 않습니다.
결과가 늦으면 미련 없이 다음으로 넘어가는 것도 전략입니다.
구직자 입장에서 정리하면
스타트업 면접을 준비 중이라면 채용 프로세스 속도를 눈여겨보세요.
서류 제출 후 2주 넘게 연락이 없거나, 면접 일정 잡는 데 지나치게 오래 걸리거나, 중간 중간 소통이 불규칙하다면, 이건 단순히 바빠서가 아닐 수 있습니다.
채용 속도는 그 회사의 실행력을 보여주는 지표이자, 내가 그 회사에서 얼마나 우선순위인지를 보여주는 신호입니다.
입사 후에도 의사결정이 이렇게 느리다면, 그 안에서 일하는 내가 얼마나 답답할지 미리 가늠해볼 수 있습니다.
[오퍼레터가 드리는 이번 주 한 줄]
회사가 빠르게 움직일 때, 그게 진짜 당신이 필요하다는 신호입니다.
2주가 지났다면, 다음으로 넘어가도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