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링크드인을 통해 미팅 요청을 주셨던 두 분을 직접 만났습니다.
한 분은 미국에서, 한 분은 일본에서 직접 채용을 담당하고 계신 분들이었습니다. 오프라인 커피챗 자리에서 제가 한국 채용 시장 이야기를 꺼냈을 때, 두 분의 반응은 같았습니다.
"그게 정말이에요?"
한국 채용 시장의 민낯
두 분이 놀란 건 이런 이야기들이었습니다.
이직 횟수가 많으면 이력서는 쳐다보지도 않는다. 나이나 성별이 회사 기준과 다르면 스크리닝에서 무조건 걸러진다. 신입은 뽑지 않지만 3~5년차 주니어에게는 시니어급 역량을 요구한다. 연봉은 맞춰주지 못하면서 즉시 투입 가능한 완성형 인재만 원한다.
실제로 2025년 대기업 정규직 신입 채용 공고는 전년 대비 43% 감소했습니다. 기업들이 신입을 키울 생각이 없다는 걸 숫자가 말해주고 있습니다.
기업들이 가장 집중적으로 채용하는 연차는 4~7년차로 전체의 절반 수준이었고, 신입 채용 비중은 12.4%에 불과했습니다.
보수적이라고 알려진 일본에서조차 이 정도는 아니라고 했습니다.
일본과 중국은 어떻게 하고 있나
KBS 다큐멘터리 〈인재전쟁〉에서 BYD 인력자원처 총경리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엔지니어 중 상당수는 신입사원 때부터 직접 키운 인재입니다. 신입사원 한 명을 키우는 데 최소 2~3년의 시간을 투자합니다. 기업의 경쟁은 결국 인재의 경쟁이기 때문입니다."
중국의 BYD, 화웨이 같은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 인재 육성 전략입니다. 즉시전력감을 찾는 게 아니라 직접 키워서 쓰겠다는 장기적 관점입니다.
일본 문부과학성·후생노동성이 공동 발표한 2025년 통계에 따르면 일본 대졸 신입중 취업 의사가 있는 졸업생들의 취업률은 98%입니다. 신입을 키우는 문화가 수십 년간 유지된 결과입니다
왜 한국만 이렇게 됐을까
헤드헌터로 일하면서 느끼는 건 이겁니다.
기업들이 인재를 비용으로 보기 시작했다는 것. 키우는 데 드는 시간과 리스크를 감수하기 싫으니, 다른 회사에서 이미 검증된 사람을 가져오는 게 낫다는 논리입니다. 그런데 이 논리가 모든 기업이 동시에 작동하면 어떻게 될까요.
아무도 신입을 키우지 않습니다. 그러면 3~5년 후 경력자 시장의 풀 자체가 줄어듭니다. 지금 당장 편한 선택이 결국 더 큰 인재난을 만드는 구조입니다.
구직자 입장에서 드리는 현실 조언
이 구조 안에서 살아남으려면 현실을 직시해야 합니다.
신입을 뽑지 않는 시장에서 경쟁력은 결국 첫 커리어를 어디서 어떻게 쌓느냐로 결정됩니다. 대기업 공채만 바라보다가 공백기가 길어지는 것보다, 빠르게 실무 경험을 쌓을 수 있는 환경을 찾는 것이 지금 시장에서는 더 현명한 선택일 수 있습니다.
부디 우리 나라의 많은 기업들이 신입에 대한 투자를 늘려서 우수한 인재들이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가질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오퍼레터가 드리는 이번 주 한 줄
즉시전력감만 찾는 기업과 장기적인 관점으로 신입 육성에 투자하는 기업.
과연 장기적으로 어느 기업이 더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을지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